김기동은 단언컨대 K리그 최고의 감독이다
치열했던 동해안 더비에서 결국 포항이 웃었습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0일에 있었던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많은 그들이 울산의 우세를 점쳤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멋지고 멋진 경기력을 보인 포항은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게 됐습니다. 이번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이 보여준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고, 신진호라는 핵심 미드필더가 결장함에도 오히려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기동 감독의 계획서 덕택이었습니다.
진흙 속에서 핀 꽃
ACL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명성을 드높인 김기동 감독입니다. 올 시즌 김기동 감독이 겪었던 난관을 기억하면 ACL 결승전 진출은 더더욱 경이로운 성과입니다. 일단 시즌 시작도 전에 지난 시즌까지 팀에 주축을 이뤘던 김광석과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등의 이적을 지켜만 본 김기동 감독입니다. 시즌 중에는 에이스 송민규가 전북 현대로 이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기간에 팀의 주전 멤버로 활약했던 선수 중에 팀에 잔류한 선수가 강상우와 팔라시오스 등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어려움이 예상됐고, 실제로도 지난 시즌보다는 저조한 경기력을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서 김기동 감독의 안목과 지도력이 폭발합니다.
김기동 감독이 또 유일한 강점은 바로 유연함입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촉발적인 스타일을 팀에 이식했지만, 올 시즌에는 수비 밸런스를 강화하는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이 하락한 약점을 메우기 위한 방책이었는데, 새로운 스타일을 급격한 적용시키며 성과를 냈습니다. 무엇보다. 김기동 감독은 시즌 도중에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속도감 넘치는 역습을 중요시 여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쉽게크로스 공격을 통하여 활로를 뚫기도 합니다.
보통의 감독들이 플랜A를 고집스럽게 밀고 가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당연히 경기 중에 상황에 따른 대처도 유연하고 빨라지는 편입니다. 감독계의 ”카멜레온”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의 지휘봉을 잡으며 잡는 세 시즌 동안 상기한 장점 이외에도 유려한 인터뷰 스킬 등 무수히 많은 강점을 선보였습니다.